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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험

퇴사 후 알게 된 것들

by 말짜오빠 202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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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정도 자영업을 하다가 4년 전부터 회사를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니, 금새 직장인 모드, 직장인 마이드가 생겼다.  

 

그러다가 개인적인 사유로 2년정도 다닌 직장을 3개월 전에 나오게 됐다. 

나이가 40이 넘어가니, 재취업을 하기엔 나이가 많았고, 실무 보다는 관리자를 원하는 직장이 많아서.. 재취업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지난 8월 1일부터는 직장을 안나가고 놀고 있고, 현재 10월 11일.. 까지. 8,9,10.. 3달째 집에서 쉬고, 놀고, 충전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미 사업을 했었음에도, 정작 직장을 나오니까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었다. 

 

 

1. 낮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더라. 

낮에는 주로 회사 안에 있어서 밖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으나, 직장을 그만 둔 뒤,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밖에 나와보면, 길거리에 사람들이 그렇개 많다는 거에 놀랐다. 

 

아니, 다들 직장 안 다니고 뭐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든다. 

특히, 한창 회사에서 일해야 할 것 같은 젊은 남자들, 중년의 남자들도 낮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과 저녁에 아이 어린이집을 픽업을 하면서, 젊은 아빠들이 낮에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모습을 보았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사람들은 열심히 살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다들 낮에 직장을 다니는 것만은 아니구나... 다양한 방법으로 일하고 있구나.. 내가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구나. 

태어나고 공부하면서 낮에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정상인줄만 알고 생활했던 나였는데, 내 생각들이 깨졌다.  

낮에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다들 잘 살고 있었구나... 다들 나처럼 생활하는 건 아니었구나. 

 

 

2. 회사에 다시 들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회사를 그만 둔 뒤, 핸드폰에 취업사이트 앱을 깔아놓고, 관련 검색어로 재취업을 알아보곤 했다. 

재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취업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회사를 나와서 지내다 보니, 좋은 게  상당히 많았다. 

그간 업무 스트레스로 늘 심각한 얼굴표정을 지었고 사람들과의 마찰로 인해 힘들었었는데. 나 혼자 있게 되니, 일단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약을 먹기도 했었는데, 직장을 그만두니, 정말 감쪽같이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역시,,, 퇴사가 최고의 약이었구나. ..

 

다시 회사를 다니게 된다면, 겪게 될 고충들이 뻔히 보였다. 

처음에는 잘 적응하듯이 다니다가 1-2년이 지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업무적인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고.. 

일은 점점 재미없어질 거고, 사장 눈치를 보게 될 거고.. 시간도 내 맘대로 못쓰고.. 낮에 산책같은 일은 꿈도 못 꿀 거고.. 

그런 재미없는 삶, 의미없는 삶으로 다시 들어간다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암담했다. 

그래, 10년간 자영업을 하면서 혼자서 일을 했는데, 적어도 업무 스트레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었다. 

1인 기업을 운영하면서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음에도, 왜 또 회사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을까?

과장해서 말하면, 불섬을 지고, 다시 불속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나... 

 

결국, 핸드폰의 취업 어플들을 지웠다. 

이젠 안녕. 다시 볼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이제 나는 취업을 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취업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로 했다.  

취업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 하고 싶은 일들, 더 잘하는 일들은 많이 있다. 찾아보니 더 좋은 일들도 많이 있었다. 

이제 다시는 회사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회사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로 노력해야 한다.

 

 

3. 회사를 나오니까, 내 본질에 더 집중하게 됐다. 

퇴사하고 나서는 후련했다. 하지만 딸린 아이와 아내가 있으니, 무책임하게 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일단 퇴직금과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연말까지는 버텨기로 했다. 그 사이에  나는 충전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당장 뭘 하면서 살아야 하나, 고민하게 됐고, 결국 내 삶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뭘 했을때 가장 행복하고 좋았었지? 

무슨 일을 하면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이고, 내 능력과 장점은 뭐였었나?

 

20대가 진로 결정을 할 때 고민하던 물음들을 다시 나에게 던지고 답을 찾아갔다. 

사실, 그동안은 내가 하고 있던 일들이 지겨워서,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음악과 출판을 하던 내가 기획과 홍보쪽에 일을 하기도 했었고, 

같은 음악출판이라도 결이 조금은 다른 교과서 출판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었다. 

 

그래,, 이제 나에게 맞는 옷을 집자. 내가 어색해하고 힘들어하던 일들을 잘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이미 잘 하고 있는 일들을 하자. 

 

원래 내가 하던 일이, 음악컨텐츠를 만들고 그것을 팔고 돈을 버는 일이었으니까, 다시 그쪽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장은 급하니, 레슨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고, 동시에 투자, 패시브 인컴을 통해서, 월급보다 많은 부업 수입을 창출하는 거다.

 

결국, 퇴사를 하고 나서야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이런 고민들은 이미 20대에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40이 되어서도 다시하고 있다니.. 

인생이 그런 것인가?

20살,, 아니 30살이 되면 철이들고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니.. 쓴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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